◈ 타인의 의견을 수용하는 일이 그렇게 힘든가? ◈
장애우"라는 표현에 대해 이것저것 찾아보고 있었을 때, 한 블로그에 들어가게 되었다. 다음에 있던 블로그였는데 뭐, 장애 아동에 각별한 애정을 지닌 분 같았다. 그런데 그 분도 비장애인인지라 '장애우'라는 표현을 아무렇지도 않게 블로그에서 사용하고 있었다. 음, 그래 이런 것은 그냥 보고 넘기면 안돼~ 라는 생각이 들어 방명록에다가 장애우라는 표현의 사용을 자제해 달라, 뭐 이런 글을 남겼다. 장애우라는 표현이 장애인들에게 어떤 상처가 되는지 저번 포스팅할 때 퍼왔던 글을 들면서까지 글을 남겼는데 별 말이 없더라. 기존에 썼던 글들을 수정하는 열의를 바란 것까진 아니었지만 적어도 '네, 앞으로는 유의 하겠습니다' 정도의 코멘트는 해줄수 있지 않았나 싶다. 나이가 조금 있으신 교사셨는데 나이도 새파랗게 어린것이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이 맘에 안 들었나, 츳.


그리고 얼마 전, 장애인 신문 에이블 뉴스에 들어갔다가 장애인 보조 의료기 업체에까지 접속하게 되었다. 회사연혁 읽어보니 창립한 사람이 장애인이란다. 그런데 거기서 또 신경을 긁는 단어, '장애우'를 발견했다. 젠장. (저희 오토복코리아는 우리 장애우들의...) 이렇게 장애인들이 뻔질나게 드나드는 사이트에서 조차 같은 단어를 사용하고 있었다. 이번에도 역시 게시판에 글을 남겼다. 이러이러한 단어이니 표현을 좀 바꿔 달라- 뭐 별 기대는 안했지만(개인 블로거한테도 무시당한 의견 아닌가, 흑흑) 며칠 뒤에 그 사이트에 접속하니 '수정했습니다, 앞으로도 관심 가져주시고 지적해 주십시오' 이런 코멘트가 달려 있었다. 얏호- 그래그래, 이런 것이 진정한 고객 만족 시스템이지. 만약 휠체어를 교체하게 되면 이 곳의 제품으로 구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즐겨찾기에 추가했다. ^_^


왜지? 왜 개인 블로거는 수용을 못하고 기업은 수용했지? 내가 개인 블로거의 신경을 긁은 것도 아니고 지극히 정중한 어투로-게다가 나이도 한참 윗 분이시니- 글을 남겼는데 왜 그 분은 수용하지 못했을까? 내가 장애인임을 밝히지 않은 것도 아닌데 그 분은 정신지체아동들과만 소통하시는 분이라 정신지체가 아닌 장애인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던 것일까. 아님 블로그에 오는 사람들은 모두 칭찬 일색에 좋은 말만 하고 가는데 난데없이 나타나 쓴소리나 해대고 사라져서 기분이 상한 것일까. 츳. 모르겠다. 전자든 후자든, 혹은 아무것도 아니든 타인의 의견을 듣고 수용하는데 있어서는 빵점이다. 흥.



-collective soul.이 땡기는 저녁,
by _푸훗_ | 2005/11/18 20:18 | -- 혼자 말하기. | 트랙백 | 덧글(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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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덧말제이 at 2005/11/18 20:27
기업이 수용한 걸까요, 그 안의 사람이 수용한 걸까요?
그 안의 사람이 수용했다는 느낌이 드네요. :)
Commented by 마른미역 at 2005/11/18 20:35
개인 블로거 중에서도 수용하는 사람이 많아요. 당장 저도 이제 장애우라는 말은 쓰지 않기로 했는걸요. 게다가 애인님께서 장애우라는 말을 쓰길래, 푸훗님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해주며 그 말 쓰지 말라고 하기까지 했답니다. ^^;
Commented by 봄날의곰 at 2005/11/18 20:57
기업은 영리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조금이라도 좋은 이미지를 남겨서 물건을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해서 말이죠^^;; 너무 극단적인 생각일까요?ㅋ
Commented by _푸훗_ at 2005/11/18 21:22
덧말제이 / 아, 그렇군요. 그 안의 사람이 수용했을 수도 있네요. 그런데 기업의 홈페이지에서 회사의 연혁을 소개하는 중요한 페이지의 수정 권한이 관리자 한 사람에게만 있지 않을 것 같아요. 회사의 이미지를 나타낼 수도 있는 페이지 잖아요. ^_^


마른미역 / 오, 고마워요. 애인님 한테까지 이야기했다니-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세요. 방긋.


봄날의곰 / 영리추구, 그게 있었죠. -_- 뭐 그렇더라도 괜찮아요. 잠재적 고객들의 목소리를 개똥으로 아는 기업들도 있잖아요;;
Commented at 2005/11/18 21:3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몽상가 at 2005/11/18 22:26
이런.. 전혀 몰랐었습니다. 장애우라는 말이 그런 의미가 될 수 있다는 것을요.

마 이링을 타고 놀러왔다가 우연히 이 포스팅을 읽고 푸훗님이 쓰신 장애우와 관련된 포스팅을 방금 읽고 왔습니다. 왜그런진 몰라도 저역시 장애우가 더 좋은 명칭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아마 어디선가 그렇다더라 하는 것을 아무 생각없이 받아들인 것 같네요). 그건 비장애인들이 마치 선심쓰듯 쓰는 말일 수도 있었겠네요. 제 블로그에도 장애우라 칭한 포스팅이 있는데 즉시 시정해야겠습니다. 이제라도 알게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네요^_^

그리고 수정하는 글에 푸훗님 글의 링크를 걸고 싶습니다. 괜찮을런지요^_^
Commented by _푸훗_ at 2005/11/18 22:42
몽상가 /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대세를 따르기 마련이죠;; 요즘의 대세가 장애우라는 그지같은 말로 흐르는 분위기라서 그랬던 모양입니다. 지금이라도 알고 포스트까지 시정하신다니 감개무량합니다. 랑랑. 이제 아셨으니 주변 분들에게도 장애우라는 말의 비주체성을 널리 알려주세요. ^_^ 그리고 링크 같은 것이야 몽상가 마음인데요. 내가 뭐라 할 꺼리가 아니죠. 방긋.
Commented at 2005/11/19 02:2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이채 at 2005/11/19 13:28
그 분은 아마도 생각 중.이신 건 아닐까요. 다만 반응의 속도가 다를 뿐일지도 :)
Commented by laystall at 2005/11/19 15:20
the world I know- 이셨을까나요.
Commented by _푸훗_ at 2005/11/19 17:58
비공개 / 방긋.


이채 / 이채의 말대로 그 분이 생각 중이셨으면 좋겠네요. 그럼 난 한국인의 고질병인 빨리빨리증후군에 걸려 선량한 블로거를 험담한.. 쿨럭;; 뭐 그렇더라도 그 분이 생각 중이시고 제 의견을 수용하신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레이스톨 / 츳,
Commented by 덧말제이 at 2005/11/19 20:26
아, 예. 전 그 기업이 '된' 기업이라는 의미였답니다. :)
Commented by 푸른별리 at 2005/11/19 21:29
저도 수용하게 된 사람 중 하나입니다. 손, 손! (번쩍)
원래부터 '좀 이상하다'싶어 했지만(하지만 언론에서도, 심지어 장애인 관련시설 등에서도 자연스럽게 쓰길래 어떻게 판단해야 하나 그저 갸우뚱 거리기만 했었죠), 이번일을 계기로 아예 딱 생각정리 해버렸어요. 냐핫.
Commented by _푸훗_ at 2005/11/20 10:17
덧말제이 / 아 그렇구나. ^_^ 맞아요, 된 기업이에요.


푸른별리 / 이뻐라, 별리~ 고마워요. 친구들한테도 많이많이 알려주세요! 방긋.
Commented by 푸르미 at 2005/11/21 18:38
뭔가 사정이 있으셨겠죠. 아니면 보고도 어린 것이 이런말을... 이라고 했을지도 모르고. 누구에게 수정을 받는 것을 거부하는 것은 자기발전에 도움이 안될텐데요. 전 제 블로그에서 누가 수정해 주면 좋던데... 순간 쪽팔리긴 하지만. ㅎ
Commented by _푸훗_ at 2005/11/21 18:55
푸르미 / 뭔가 사정이 있으면 좋겠어요, 나도.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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