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보름만에 바로 눕울 수 있었다.
뚜구뚜구뚜구~ 침대를 세워서 앉을 때의 그 설레임이란! 뭐 처음엔 어지러워서 똑바로 앉지도 못했지만 어쨌든 너무 좋았다. 똑바로 누워서 천장을 보고 앉아서 나 혼자 수저로 밥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감동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푸훗. 할무한테 전화해서 알려드리니 정말 좋아하셨다. 병실 사람들, 간호사들과 인턴언니도 축하해줬다. 그리고 아버지에게 전화할까 하다가 그만뒀다. 병원 휠체어를 하나 구해서 산책도 했다. 똑같은 햇살인데도 침대에 엎드려서 쬐는 거랑, 휠체어에 앉아서 쬐는 거랑은 정말 기분이 달랐다. 좀더 인간다운 기분이 든다고나 할까, 푸훗. 그날, 휠체어로 산책 좀 했다고 배변이 산뜻(?)했다. 여사님은 이 병동으로 와서 처음으로 똥다운 똥을 쌌다며 좋아하셨다. 사실 맨날 엎드려만 있으니 변비가 심해졌고 변비가 심해지면 직장에서 똥이 굳어서 밖으로 나오질 못했다. 그럼 여사님이나 동생이 장갑을 끼고 젤리 같은 것을 손가락에 잔뜩 바른 후 그것들을 파냈다. 나는 나대로 힘들고 여사님과 동생도 힘들고. 쾌변은 축복이다;; 이 즈음해서 친구 K양은 나에게 십자수를 가르쳐줬다. 맨날 엎드려 있음 심심하지 않냐며 캐릭터 고양이 도안과 천, 실, 바늘 등을 상자에 담아왔다. 처음에 엎드려서 할 땐 좀 힘들었지만 곧 앉을 수 있게 되어서 즐겁게 즐겁게 십자수를 했다. 고양이 도안을 끝내자 하트 도안과 자잘한 도안, 실을 갖다 주었다. 사실 K양은 병원에 올 때마다 십자수를 가져와서 수다를 떨며 십자수를 하곤 했다. 집에선 테레비를 보면서 십자수를 한단다, 큭. 여튼 이때부터 나의 십자수 인생이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요 몇 달은 십자수를 등한시했지만;; 아버지가 한달여만에 아줌마와 함께 병원에 오셨다. 그날의 그 어색한 공기란, 쳇.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며 대화를 했다. 그래 몸은 좀 괜찮냐, 네 좋아요, 그래. 사실 대화라고 말하기엔 부족하고 토막난 것이었다. 부족하고 토막난 대화 아닌 대화. 건조하고 휑한 공기가 살을 에는 것 같아 말했다. 바쁘실텐데 이제 그만 가보세요, 그럴까, 네 병원 지겨우시잖아요, (...) . 아버지와 아줌마는 곧 돌아가셨다. 하지만 살을 에는 것 같던 그 공기는 여전히 남아있었다. 젠장, 그렇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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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쁘고 쭉빵도 아닙니다..by 쓰레기 at 10/25 잘 읽고 갑니다. ^^ by 무량수 at 05/23 시발섹스하자 시발 옥윤.. by 섹스년 at 04/20 어머 이런게 있었군요! 잘.. by 나무물고기 at 04/11 님께서 갖고 계신 "24 시즌".. by 김광수 at 01/03 감사합니다!! by Com on at 09/14 안녕하세요? _푸훗_ 님! .. by pulbaat at 01/25 음악 너무 좋아서 검색하.. by 윈디아 at 01/25 즐겁고 기쁜, 그리고 .. by laystall at 01/02 _et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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