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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디수첩이 황교수의 난자 유상 증여에 대한 윤리 문제를 제기했을 때에는 제 역할을 하는 방송이 있구나, 싶었다. 바람직한 일이었다. 난자 제공에 따른 여성의 인권에 대해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 부끄러웠다. 방송의 순기능이란 이런 것이야,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다수의 네티즌과 국민은 피디수첩을 비난했고, 결국 그들의 의견이 관철되어 피디수첩의 광고주들이 광고를 중단했다. 무서웠다.
그런데 더 무서운 일이 일어났다. 피디수첩이 전혀 생각지도 못한 문제를 들고 나온 것이다. 황교수의 연구 자체에 의문이 있단다. 연구가 '뻥'일수도 있다는 소리였다. 허허, 이게 무슨 일이냐. 그럼 난자 운운하면서 윤리 문제를 꺼냈던 것은 한번 떠보는 것이었네. 즉 그들은 제 역할과 방송의 순기능 따위는 애초부터 없었던 것이다. 피디수첩을 과대평가했던 것이었다. 그야말로 황색 저널리즘의 표본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다수의 네티즌과 국민들은 피디수첩을 넘어 엠비씨까지 비난하며 황교수를 보호했고 마녀사냥 식의 운동(?)까지 일어나기 시작한다. 게다가 피디수첩이 미국까지 날아가 피츠버그대 연구원들에게 공갈을 쳐서 자신들이 원하는 대답을 얻어냈던 거라고 밝혀졌다. 황교수는 구속될 것이고 연구는 모두 뻥으로 판명 났다고 했단다. 와, 간땡이가 부었다. 이렇게 어마어마한 뻥을 치면서 취재를 하는 것이 방송의 역할이구나. 대단하다. 그리고 이것을 터트린 것이 당사자들이 아닌 와이티엔 이었다. 허허, 타 방송국에서? 엠비씨 그제서야 부랴부랴 사과문을 발표하고 피디수첩을 옹호하는 방송을 내보냈던 뉴스데스크는 몇 꼭지에 걸쳐 피디수첩의 취재 윤리 위배 사실에 대해 다루었다고 한다. 이제부터가 문제다. 너무 어마어마한 뻥과 사건이 터져버려 여성의 인권과 난자 유상 증여에 따른 윤리 문제는 흩어져버렸다. 누구도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아니지만;;). 윤리 따위를 이야기하는 자체가 국익이라는 거대한 바위에 달걀 던지기와 같이 무모한 일이 되어 버렸다. 국익은 곧 국민의 이익인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정말 황교수의 연구가 국익에 보탬이 되는 것인가? 그것을 상용화 했을 때 이익을 얻는 사람들이 정말 다수의 국민인 것이야? 정말 그렇게 믿고 있는 거야? 지금 이렇게 흥분을 금하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그 때 콩고물이라도 떨어질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어제 여기까지 뉴스를 읽었을 땐 정말 가슴이 두근두근거리기까지 했다. 엠비씨, 아니 피디수첩은 왜 이렇게 황교수 문제에 집착을 하는 거지? 이쯤되자 이것은 보도를 위한 취재가 아니라 황교수에 대한 스토킹으로 보인다. 황교수를 소유하려고 그러는 거야? 사랑하는구나! 중요한 문제는 공중으로 흩어져 버리고 국익을 위시한 여러 공론들만이 가득해졌다. 여기에 엠비씨 죽이기까지 합세했다. 국익을 흔들고 있으니 죽여야 겠다고 한다. 처음부터 윤리적이지 못한 방법으로 취재를 한 피디수첩이 윤리 문제를 이야기 한 것이 코미디가 되어 버렸다. 그러니 피디수첩을 없애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와, 대단한 논리다. 국익 앞에 장애가 되는 것은 무조건 제거해야 겠다는 파시스트들이 넘쳐나고 있다. 정말 국익이 그렇게 중요해? 지금까지 많은 일을 해 온 방송국 하나를 없앨 정도로 중요한 거야? 난 국익의 실체를 잘 모르는 덜 떨어진 사람이라서 그런데 엠비씨 패쇄 운동을 하는 사람들, 국익이 뭐야? 처음부터 피디수첩은 이렇게 접근해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연구 자체에 의구심을 가졌으면 정공법으로 부딪쳤어야 했다. 꾀부리느라 살짝 돌아서 접근해서 사람들이 더 열받는 거다. 배신감까지 가지는 것이라구. 처음부터 우리는 이렇다, 게다가 난자 증여에 대한 문제도 있다는 제보가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런 식으로 나왔어야 한다구. 똑똑한 사람들일텐데 왜 그랬을까? 아님 내가 덜 떨어져서 뭣도 모르면서 키보드만 쳐대고 있는 거야? 그 런데 이제 구글에서 황교수 연구 논문에 실렸다는 세포의 사진이 포토샵으로 조작이니 어떠니 하는 자료가 돌고 있다. 한 클럽에도 올려 놨던데 밑에 달린 댓글들이 대단하다. 우리나라의 전문가들이 죄다 거기에 있다. 생명공학도와 연구원들은 왜 그리도 많은지, 사진 전문가들도 어쩜 그렇게 많은지 놀랍다. 전문가들은 끼리끼리 놀아서 한 곳에 그렇게 모여 있는 건가? 잘나고 아는 거 많은 사람들끼리 교류하는 거야? 난 황교수의 논문을 본 적도 없고, 볼 일도 없고, 본다고 해도 하나 이해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그 논란에는 관심이 없다. 죄다 전문가들이라 뭔 말인지 댓글도 못 알아 먹겠구 말이다. 하지만 세계 유수의 과학지에 실린 논문이 그렇게 허술하게 검증을 했을까? 그 사람들이 다 바보인거야? 아, 전문가들이 죄다 우리나라에 모여 있어서 그 사람들은 다 뭘 모르는 거구나. 우리나라 전문가님들 그곳에 가서 얘기 좀 해봐요. 어쨌든 다수의 네티즌과 국민들이 인권과 윤리 따위는 국익이 앞에서 보잘것 없는 가치이니 쌈 싸먹었나 보다. 쌈 싸먹은 사람들, 맛있어? 맛 있으면 나도 쌈 싸 처먹고 엠비씨 죽이기 놀이에 동참 하려구. 많은 사람들이 재밌으니까 그거 하는 걸꺼 아니야, 안 그래? 국민의 친구인 국익이랑 손잡고 엠비씨 죽이기 놀이 하는 기분, 나도 알고 싶다구. 친구 국익이가 친절하고 착해? 궁금해. 정말 국익이랑 놀면 내게도 콩고물이 떨어지는지. 나도 콩고물 받아 먹고 싶어. 자 우리모두 윤리와 인권 따위는 쌈 싸 처먹고 국익이랑 손잡고 놀아요. 콩고물이 떨어질테니. -3호선 버터플라이.를 들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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